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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abase] 내 인생의 ERD: 정규화, 비정규화
    on a stormy night 2021. 6. 8. 00:42

    [들어가며]

    하욤..! 면접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데이터베이스를 소개하다가 시작된 그 질문으로 인하여 이 글을 작성한다. 평범한 알람 소리와 함께 아침을 일어나고 가로등 불빛도 없는 이 거리를 거닐며 살아간다. 어쩌면 목적도 목표도 잊어버린 지 오래다. 오늘 보람차게 살았냐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을까? 질문에 대답을 찾아 헤맸다. 답이 없는 질문에 너무나 긴 시간을 끌었다. 구석기시대부터 손을 위로 뻗으면 구름이 잡아질 듯 쏟아 난 높은 건물에서 우리의 삶의 이유는 변치 않았다.

     

    "관계", 우린 이것을 맺어가며 살아간다. 옛적부터 우린 관계를 맺었다. 누구의 아들, 누구의 친구 등 날 표현하는 단어는 수 없이도 많다. 이렇게 별이 밝게 빛나는 밤에도 우린 관계를 맺는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우린 관계를 맺는다. 다시 질문한다. 오늘 관계를 맺고 끊음에 아쉬움이 남지 않았는가? 

     

    내 인생을 ERD로서 그려본다면 어떤 그림일까?

     


     

     

    [사랑했던 사람 part.1]

    나에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길게 만남을 갖진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다. 그 당시엔 친구들에게 난 이름보다 누구의 남자 친구로서 소개되었다. 사랑했던 그녀를 만나기 전의 난, 다음과 같았다. 사람이란 테이블을 그렸고 날 표현하기 위해 간단하게 주민등록번호, 이름, 성별, 키, 몸무게만을 사용하였다. 

     

     

     

    그렇게 친구들과 평소와 같이 밥을 먹고 놀다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한눈에 빠졌다. 당연히 그녀에게 사랑을 말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야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근데 기존 설계된 테이블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할 수 없었다. 테이블 수정이 필요했고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사랑했던 사람 part.2]

    part.1에서 표현했던 것과 같이 테이블을 수정하고도 충분히 그녀를 표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녀의 이름뿐만이 아닌 키, 몸무게 등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테이블을 또 바꾸게 되었다.

     

     


     

     

    [사랑했던 사람 part.3]

    하지만 모든 만남에 끝이 있듯이 우리도 끝이 났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있었다. 그렇게 난 연인과 관련된 모든 필드를 지워야만 했다. 인간은 언제나 실수를 하듯이 필드 하나를 지우지 못했다. 난 다른 여자를 만나도 그녀는 추억이 아닐 테고 '그녀'의 단어 하나에 마음이 많이 아플 것이다. 우린 개발자다. 항상 그래 왔듯이 답을 찾을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 part.4]

    나를 표현함에 있어 연인이 어느덧 필수 조건이 되었다. 어떻게든 이런 상황을 극복해야만 했던 난 다음과 같이 바꾸기로 결정했다. 연인이 있을 경우엔 만남이란 테이블에 로우를 추가하여 표현하도록 변경했다. 이로써 연인이 있든 없든 영향이 적을 테다. 

     


     

     

    [마치며]

    위 글만을 읽고 정규화가 비정규화보다 최고라는 생각은 크나큰 오산이다. 때론 비정규화가 성능 상으로서 큰 이점을 가져갈 수 있기에 현업에선 상황에 맞춘 최고의 선택을 한다. 예를 들며 설명하다 보니 정규화의 가장 중요한 점을 놓쳤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정규화는 데이터와 데이터베이스를 더 잘 다루기 위해 필요한 기술임은 틀림없다. 데이터의 본질, 데이터의 성격도 생각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길 바란다.

     

    '내 인생의 ERD' 프로젝트는 스스로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어줬다. 앞으로 더욱 관계를 맺으며 행복해야 한다. 지난 인연엔 과감히 끊음을 택하고 새로운 인연엔 맺음을 택하기엔 아직도 턱 없이 부족하지만 이런 유의 생각을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성장할 날 생각하며 오늘도 달린다. 빠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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