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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욤 하디의 대서사시] 제3장〠/욤 하디의 대서사시 2021. 5. 24. 01:24
개발자의 욤 하디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욤 하디의 인생을 기억하고자 이 글을 적는다.
"그깟 네 인생의 과거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미래만 그리지 말길"
동아리를 운영하던 고등학교 3학년 여름, 그에게도 이적 시장이 오픈되었다. 교육 인턴 제도라고 부르는 것에 참여하기 위해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단숨에 합격한 그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바로 협상에 들어갔다. 다른 친구들은 여러 회사를 놓고 고민하는 반면에 회사명은 그에게 별 다를 것 없다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600,000원, 그의 몸값이었다.
교육 인턴 제도에선 토이 프로젝트와 구현된 시스템의 도메인을 이해하며 시간을 보냈다. 연구소엔 이상한 선임이 있었다. 자유롭게 말할 기회를 주지만 자유롭게 말하면 미워하고 질타했다. 그는 회사에게 첫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교육 인턴 제도가 끝날 때쯤 회사에서 재계약을 요청했다. 그는 딱히 재계약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같이 있던 친구도 있고 사원이 되면 나아지리라는 생각에 연봉 협상을 하기 위해 본사로 떠났다.본사로 떠난 그는 전무를 다시 보게 되었다. 교육 인턴 협상에선 항상 웃어주던 전무가 웃지 않았다. 파란만장한 그에게 제시한 연봉은 22,000,000원이었다. 고등학교를 아직 졸업하지 않은 그에게는 어떤 이의 관점에서는 많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전무에게 금액을 다시 물었다. 그에게만은 친절했던 전무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대답했다.
너희에겐 그 금액도 많아. 고등학생이라서 어차피 어머니 돈 받으며 다니면서 너무 바란다.
이 말을 듣고 그는 얼었다. 전무와의 대화를 끝내고 나오며 친구는 울었다. 그는 고등학교 내내 들어보지 못한 좌절감을 너무 크게 느꼈다. 사회 물을 덜 먹었던 그에게는 전무의 말이 너무나도 아팠다. 친구를 달래며 많은 생각을 했다. 결국 좌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퇴사를 결심하였다. 퇴사를 결심한 그가 연구소장을 찾아갔다. 퇴사 이유를 물어보길래 그는 대답했다.
"아직 너무 부족한 자신이 밉고 이를 표현하는 회사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지 못해 떠납니다"
연구소장님은 더 깊게 질문하며 연봉을 올려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미 발이 떨어진 회사로 다시 돌리고 싶진 않았다. 남은 친구를 올려줬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그는 다시 학교로 떠났다. 학교로 떠난 그는 개발에 미쳐갔다.
그에게 불을 지핀 전무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다양한 기술들을 혼자 터득하도록 방치해줘서 고맙다.
연구소의 수직 문화를 알려줘서 더욱 고맙다.여기까지 욤 하디의 대서사시 제3장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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